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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일기

잘해도욕 못해도욕 먹는 택시기사..

by 보거(輔車) 2008.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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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진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monidreams/5433281

택시운전을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택시기사가 아니었을때 욕하던 택시의 모습을 따라가지 말자" 라는 것이었습니다.

수년이 지난 후 돌이켜 보면 "난폭운전"에 대한 부분은 어느정도 나 자신도 복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택시노동자로서의 변명을 해 보려 합니다.
물론 어떠한 이야기를 해도 범법을 저지르며 시내를 활보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ㄱ] 준법운행은 욕을 먹는다(?)
속도준수에 신호도 따박따박 다 지키면 "안전운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이야기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대신에 "욕"은 돌아옵니다. 대놓고 욕을 하고 가는 분들도 있죠... 욕까지는 아니더라도 불만을 내뱉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이양반아 내가 급해서 비싼돈주고 택시탔는데 이게 뭐냐고.." "택시요금 조금 더 나오게 하려고 운전을 그따위로 한다고" 등등 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나면 그 손님이야 한마디 툭 던지고 가면 끝이지만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그 서운함이 머릿속을 맴돌다 "화"로 변합니다. 다음손님에게 당연히 "친절"이란 덕목은 머릿속에서 사라질테구요..

[ㄴ] 난폭운전을 하면 칭찬을 받는다(?)
난폭까지는 아니어도 고속주행에 끼어들기가 행하여 지면 욕하시는 승객들은 없습니다. (이것이 일반화 되어 있어서 일지도 모르지만...) 대신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택시요금 다른때보다 조금 덜 나왔네? 아저씨 고맙습니다" 라는 감사의 표현은 받습니다. 그렇습니다. 택시는 거리와 시간이 함께 계산이 되어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같은 거리를 빨리가면 그만큼의 시간계산은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다만 100원이라도 덜나오게 되죠..
이경우는 승객들은 욕을 하지 않지만 이제는 "다른차량 운전자"들이 욕을 하죠... "택시 저놈들은 운전 더럽게 한다고..."

[ㄱ] 과 [ㄴ]을 보면 택시는 잘해도 욕을 먹고 잘못해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택시 운전자들은 어떤쪽을 택할까요.... 다른차 운전자들이 욕하는 건 내가 듣지 못합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죠... 그러나 승객들이 욕을 하거나 불만을 나타내면 그 스트레스는 기사에게로 다가옵니다. 대놓고 욕먹는 것 만큼 맘 상하는 일이 없으니까요.

글의 앞부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속도위반, 끼어들기 등의 범법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는거 택시기사인 저로서도 알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택시에 대해 100% 이해해 달라는 말씀도 아닙니다.
어느정도만이라도 이해를 해 주시는 부분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2008.4.28 20:17 추가]
외출후 돌아와 보니 엄청난 리플에 엄청난 방문자 수를 기록하네요.. 깜작 놀랐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 메세지와 질책의 내용들을 보면서 한편의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것 같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응원 메세지와  질책의 내용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택시라는 교통수단이 시민들과 가까이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으니까요... 많은 분들의 응원에 감사 드리며 한사람 한사람 좋은 방향을 향해 바뀌어 지다보면 바닥을 치고 있는 택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질 수 있을 꺼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시한번 많은 분들의 방문에 머리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행복한 날 만드세요.




[짱구의 택시일기]
2008/04/27 - [일상생활/택시일기] - 택시일기를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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