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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요모조모

남자가 경험한 가사노동 아내에게 감사를..

by 보거(輔車) 2008.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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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날 찾아온 아내의 고통.

지난 11월 3일 그날은
바로, 아내의 생일날 이었다.
남들보다 이른 하루를 시작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일찍나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기야, 나 움직일 수 가 없어 .. *%^&%^*%^**%^$$%*%("
하며 간단한 상황 이야기를 한다.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걱정되 집으로 달려가 보았다.
아내의 옆에는 청소기가 널부러져 있고 아내는 한쪽 팔로 몸을 지탱하고 앉아 나를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
청소하다가 아프기 시작했는가 보다. 급한 마음에 대충 옷을 챙겨 입히고 부축을 하며 힘겹게 계단을 내려간다. 
(낮은 빌라 4층에 살기에 엘리베이터가 없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 화가 난 적도 없는데)

차에앉아 병원으로 향하긴 해야 하는데 머리속은 이미 "백지상태" 도무지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 줄을 모르겠다.

평소 운전하면서 아픈 손님들 타면 어디 아프면 어느 병원이 좋다더라... 는 등의 내용을 이야기 해 주곤 했는데 막상 나에게 이런일이 생기고 나니 도무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허리쪽이 안좋은 듯 해서 정형외과로 갈까... 한방병원으로 갈까를 고민하다가 한방병원으로 방향을 잡는다. 

한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는데 디스크 증상이라고 입원할 것을 권유하지만 아내와 상의 후 통원치료를
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를 전혀 챙겨 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입으로라도 이야기 해 주는것과 아예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은 다를 수 밖에 없기에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 가사노동의 시작

최대한 움직이지 말라는 한의사 선생님의 말에 자연스럽게(?) 나의 가사노동은 시작되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걱정부터 앞선다.
첫날은 아내가 만들어 놓았던 것들이 있었기에 그럭저럭 버티고 넘겼다.
둘째날 아침... 딸아이 아침을 먹여 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은 없고 김치종류만 가득... 밥 먹지 않으려는 딸아이를 위해 어쨌든 계란후라이로 때웠다.

딸아이 학교 보내고 나를 놀라게 하는 또 하나는.~~~~~~~~~~~~~~~~~~
씽크대에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설겆이 꺼리들.~~~~~~~~~~~~~~~~~~~~~~~
힘들게 설겆이를 끝내고 나니 바로 점심시간... (뭔 시간이 그리 빨리 가는지.)
아내에게 점심을 차려주고 나니 또 쌓여진 설겆이 꺼리들.~~~
슈퍼에 들러 햄, 맛살, 참치통조림, 등 특별한 요리가 필요치 않은 반찬꺼리들을 사왔다.
(지금까지 살면서 주방에 들어간 건 얼마전 아내를 위한 서비스로 찌개하나 끓여주었던 그때 뿐. 반찬을 만들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기에 저런 종류로만 가득채웠다.)

2-3일 지나니 마음먹고(?) 치워놓고 나면 바로바로 쌓여가는 꺼리에 신경질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치우면 또 생기고 치우면 또 생기고... (청소~ 빨래~ 설거지~ 딸아이 돌보기~ 아~)

가사노동 그것은 그동안 듣고 흘려 버렸던 여자들의 말처럼 정말 "해도해도 끝이없는 중노동" 이라는 말이 그렇게 실감으로 와 닿고 있었다. 그동안의 나의 편한 생활에 대해 아내에게 또 다른 느낌의
"미안함" 과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이달에 당첨되었던 "엑스노트 XNOTE Mini X110" 과 "옥수수 수염차"의 리뷰어로서 활동을 해야하는데 난감한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내어라도 해야하지만 이런 상황이 되어 버렸으니 "불량 리뷰어"로 낙인찍히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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