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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요모조모

내생의 첫 요리를 하다. -캠핑찌개-

by 보거(輔車) 200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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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35년을 살면서 음식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다.

결혼이후 가끔 아주 가끔은 설겆이를 도와준 경험은 있었지만 내 손으로 음식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단 한번도... 음식을 많이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아내에게 음식솜씨 없다고 구박도 참 많이 하는 편이다.

장모님부터 처형들까지 모두 음식솜씨가 굉장히 좋은덕에 아내만 구박을 받는다... (한 뱃속에서 나왔는데 이리 다르냐구...) 변변찮은 신랑의 돈벌이 덕에 맞벌이 하느라 항상 고생이다... 어제와 그제는 아내가 유난히 힘들어 보인다. 어제 저녁에 잠자는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 주면서 "못난신랑에게 시집와서 고생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왠지 가슴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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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한가지 결심을 했다. 처음으로 요리라는 것을 해 보자... 인터넷을 한참 찾아보다 포기하려다 말았다... 모두들 쉽게 설명을 하고자 노력을 하지만 요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에게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난 간 좀 봐달란 소리에 언제나 답한다.. "뜨거워~")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다... 일명 "캠핑찌개" 예전에 나의 "세컨드"가 나에게 해줬던 음식이다. ("캠핑찌개"란... 캠핑가서 남은 음식들 이것저것 모두 넣고 끓이는 음식) 진짜 명칭은 나도 모른다. 아무튼 그건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지금은 시집가버린 나의 세컨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저편에서 자다 깬 목소리의 그녀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난데 내가 오늘은 가족들에게 서비스를 좀 해야 것는디 말이지... 캠핑찌개 어케 끌이지?"
"..................................... 어~??? 정구씨???"
"그랴... 언능 말해봐.."
"*^&%&^$&$&%$^&^$%^&%*^&*&%$^$^&%&*%*%^*^%%$&&"
"당췌 먼소린지 알 수 없지만 알었어........   뚝~!!!!"


집에 어떤게 있나 재료를 찾아보니 찌개꺼리용 돼지고기가 없다... 시간을 보니 나가서 고기사고 와이프 퇴근시간에 맞춰 데리고 오면 시간이 맞을것 같다... 딸아이를 데리고 출발... 찌개용 돼지고기 약간을 사고.. 아내를 모시고 집에 돌아와 앉혀놓고...

이제 시작한다...

준비된 재료는..??  : 돼지고기 약간 , 감자4개 , 대파 1 , 양파 1 , 고추 3 , 고추장 , 마늘 , 등

감자는 어디서 본건 있다고 두껍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얇지도 않게.... 썰어넣고..
대파 양파 고추도 썰어 넣었다... 고기도 함께.... 그리고 고추장 크게 퍼서 두숟갈 넣고...

찌개는 찌갠데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몰라 아내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냥 내리 끓이기만 했다. 어느정도 국물이 졸았을 즈음 맛을 보니 싱거운듯.... 소금좀 넣고...  제법 그럴싸 하다....

비록 모양은 꽝일지라도....

그 사이 밥도 짖고......

아내는 딸아이 매워서 못 먹을꺼라며 다른 반찬 간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만들어진 음식.... 바로 "캠핑찌개" 다...........................

음식이라는 거 한번도 해 본적 없는것을 누구보다 더 잘아는 아내는 연신 맛나다고 이야기 해 주며 잘 먹는다..
매운거 못먹는 딸 예림이도 맛있다고 잘 집어 먹는다.................

얼마나 행복한지... 가끔 아주 가끔은 한번씩 색다른 경험을 해 보는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걸...???

ps. 위에 등장한 나의 "세컨드"
      그녀는 바로 와이프의 가장 절친한 친구다... 아내와 내가 첫 연결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친구..
      오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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