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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일기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택시손님.. ~~

by 보거(輔車) 2008.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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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택시운전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 입니다.

몇시간을 손님이 없어 빈차로 돌아 다니다 지쳐 터미널 순번대기에 들어가고 한참을 기다려 30대로 보이는
여자손님을 태우고 출발하며 목적지를 묻습니다.

어서오세요. 으디루 미셔다 드리까유.
아저씨, ........로 가주세요...
그라지요... 안전하게 미셔다 드립지유....

그손님 먼거리를 다녀온 손님인지 뒷좌석에 눕다시피 앉아 하품을 한다.
평소 이런저런 이야기 잘 하며 손님들과 이야기 하며 다니는데 피곤해 보여서 그럴수가 없다.

운전을 하며 머릿속이 멍~ 해졌었는가 보다..

주행을 하다보니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언제나의 습관처럼 난 우회전을 한다.
또 열심히 액셀레이터를 밟아대며 한참을 다녔다...

어느순간 뒤에서 들리는 소리.......

아저씨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놀란듯 큰 목소리로 소리치듯 말한다.)

차가 휘청거릴 정로로 내가 더 깜짝 놀랬다.

난 대답한다... 어라? 언제 타셨어요?

그렇다 손님을 태웠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손님도 자고 있었으니 몰랐고... ("코"라도 좀 골았었으면...)

그 손님도 무지하게 놀랬단다 잠시 눈을 부치고 일어났는데 전혀 딴동네 와있더란다.
운전하는 택시기사를 보고 있자니 납치 당하는 줄 알았단다.  (헤어스타일이 삭발 수준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순간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웅크리고 눕다시피 앉아 도망 갈 생각을 했었단다..

그런데 앞에앉은 택시기사 혼자 중얼중얼 하고 있더란다... 그래서 마음 좀 놓고 소리친거라고...

얼마나 미안하고 창피하던지...  진짜 그때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싶은 느낌이었다

택시요금을 보니 벌써 3만원을 넘어 달리고 있었다....
미안하고 챙피한 마음 달랠 길 없어 미터기를 잽싸게 꺼버린다.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 손님 얼마나 놀랬을까 생각하며 웃음지어 본다.
그 일 벌어지고 손님하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오해가 풀렸기에 망정이지 납치범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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